아주 더운 여름 고물상에 입사를 한적이 있다
석면 전선이라고 피복을 벗기면 석면과 구리선이 나오는데
많이는 안한다고 조금 먹는다고 안죽는다 남들이 호들갑 떠는거다
이러면서 전선을 벗겼다
양도 상정외로 어마어마 하였으나 전처리 과정이 너무 손이 많이갔다
덤프에 실려온 전선을 집게차로 꺼내고
피복을 벗기고 석면을 털어내고 구리선을 분쇄기에 연결해서 박살내고
흘러나온 분쇄물을 삽으로 퍼서 500키로 마대에 꽉꽉 눌러담아 지게차로 정리
그 과정에서 석면 구리 분진 소음이 고통스러웠고
분쇄물들은 송곳보다 날카로워서 노목을 뚫고 내 손을 찔렀다
퇴근하는데 뭔가 오한이 엄습하고 한여름인데도 몸이 덜덜 떨릴정도로 추윘다
바로 집에가서 씻지도않고 쓰러져서 죽은듯이 잠듬
뭐 위험한 현장도 더위도 박봉도 다 버틸만 하였으나
추노를 맘먹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바닥에 흘린 쇳가루를 가리키며 붓과 삽을 주더니
이것도 다 자원이라고 쓸어담으라고해서 넙쭉 업드려누워서 붓으로 다 쓸어담았다
그날 퇴근하고 피시방가서 사직서쓰고 한밤중에 다시 회사와서 사무실 문틈에 사직서 쑤셔넣고 출근 안함
딱 1개월정도 했는데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지금도 가끔 꿈에서 나옴
극한직업 같은거 보면 다 좆밥 같아보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