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시를 하나 들어보죠.

주사위를 굴려서 짝수면 만원을 드리고 홀수면 0원을 드립니다. 그러면 기댓값은 어떻게 될까요?

오천원이지

그렇죠. 그리고 다른 선택지로 주사위를 굴리지 않는다면 오천원을 그냥 드린다고 합시다. 주사위를 굴리는 선택지, 굴리지 않는 선택지. 당신은 무엇을 택하시겠습니까?

뭐 만원에 도전해 보는 게 맞지 않을까?

금액이 작은 경우에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죠. 하지만 만약 주사위 홀수 100억원, 주사위 짝수 0원, 주사위를 굴리지 않는다면 50억원인 경우는 어떨까요?

그렇다면 당연히 50억원을 받겠지.

그렇죠? 금액이 커진다면 사람은 위험 회피적이 됩니다. 흔히 말하는 행동경제학이 이런 종류를 논합니다.

그래서 이 얘기를 하는 이유가 뭐야?

제가 지금 10의 상황이고 어떤 행동을 하면 20이 되거나 0이 됩니다. 그 행동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너가 아까 말한 대로라면 10의 단위가 정말 큰 경우라면 시도하지 않니아야 하는거지

그런가요? 그렇지만 20도 정말 매력적이거든요.

0인 경우가 되면 너무 아쉽지 않겠어?

0이 되면 죽을 듯이 괴롭겠죠. 하지만 20이 되면 하늘을 날 듯이 기쁘겠죠.

아, 그리고 그 확률이 정확히 반반이 아니잖아. 네가 생각했을 때 20이 될 확률과 0이 될 확률은 어떤데?

아... 그걸 모르겠습니다. 확률을 안다면 기댓값과 제 위험회피 성향을 고려해서 계산해 보겠지만...

그러니까 확률을 모르기 때문에 그냥 50프로로 잡았다?

뭐, 0, 10, 20의 수치도 추상적인 것이니까요.

그러면 논하는 의미 자체가 없는 얘기가 아닐까?

아뇨. 의미는 있어요. 제겐 정말 중요한 일인걸요.

흠... 그러면 그 수치들부터 제대로 만들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

그런가요... 그렇겠죠. 수치 하나는 정확해요. 실패하면 0이 된다는 거죠.

0이라... 그렇다면 아예 사라지거나 없어지는 거야?

그렇죠. 아니죠. 생각해보니 0이 아니라 음수가 될 수도 있겠네요.

음수가 될 수도 있어?

네. 제가 되게 괴로워질 것 같아요.

그러면 지금 상황을 유지하는 게 좋지 않아? 그 행동이 뭔지 모르겠지만 그걸 통해서 불행해질 확률도 있잖아.

그렇죠... 그렇지만...

미련이 남는 거야?

네.

답답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