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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마치 잘 배열된 타일처럼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듯이 아무렇지 않게끔 질서 정연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것은 부패하려는 징조조차 보이지 않았으며 박제된 공예품처럼 무덤덤히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처음 봤을 땐 어마어마한 양과 아무렇지도 않게 던져놓은 느낌에 조금 놀랐지만

 

두 번째로 놀란 것은 그것이 잘 정리되어 있다는 걸 깨달은 후였다

 

 

 

그 시체의 무더기는 집 안팎으로 곳곳에 존재하였는데

 

물이 없는 수족관 너머에도, 잡초들이 자라있을 정원에도, 신발을 넣어 두려던 대청마루 아래에도

 

 

 

마치 과신하듯이 쌓여 존재하였다

 

만약 그것이 인간의 것이었다면 덜 기분 나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둘 다 기분 나쁜 게 당연하겠지만 그나마 남아있는 때 묻지 않은 동정심이 아니었을까

 

 

 

양도 대단했지만 그 종류도 대단하였다

 

 

 

뱀과 너구리 토끼 호랑이 말과 곰 출신과 성분은 전혀 관계가 없었다

 

마치 동물원에서 걸어 나와 이곳에서 깨어나지 않는 잠을 자는듯한 느낌이었다

 

 

 

그것들의 가죽과 털은 빛을 잃지 않았으며

 

 

 

이것들과 함께 생활한다는 집주인의 인상은 굉장히 밝아 보였다

 

 

 

그것이 이루고 싶은 것은 전부 이뤄본 인간의 표정은 혹시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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