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시
가을엔 단풍이 고이 적어 보낸
어느 이름 모를 산골 소녀의
사랑의 시가 되고 싶다
가을엔 눈 맑은 시가 되어
뒷동산 오솔길 풀잎 위의 아침 이슬 머금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햇푸른 사랑의 노래이고 다
가을엔 눈빛 따스한 햇살이 되어
시월 들판을 풍요롭게 하는
대자연의 너그러운 숨결이고 싶다
가을엔 모두를 사랑하고
모두를 용서하고 모와 화해하고
잊혀져간 소중한 이름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해맑은 기도를 드리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게
간절한 열망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가을엔 나보다 더 외로운 이들에게
따스한 가슴으로 다가가
그들의 야윈 손을 잡아주고 싶다
가을은 겸손과 감사의 계절
가을은 풍요와 사랑의 계절
사을엔 그 모두에게 읽혀지고 기억되어지는
사랑의 시가 되고 싶다
-김옥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