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냐하면 우리는 그렇게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형이상학의 말을 빌려 양립불가론적 결정론에 따르면 우리는 날 때부터 주위에 둘러싸인 많은 것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쉽게 말해 짐승의 자식은 짐승이고 조선인의 자식은 조선인이다
사람의 성정과 본질이 바뀌기는 어렵지만 세상에 절대라는 것은 또 없으므로 대체로 그러하다
다시 얘기로 돌아가서 우리가 자유 의지를 가지지 못함은 절망적인 현실을 깨달았음에도 쉽게 삶울 포기하지 못하게 조종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설계된 방식은 결국 동물인 이상 생존이 가장 우선이고 이상과 아름다움은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된 현실을 극복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지만, 정말적인 현실에서 하직하는 것또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마치 물살을 거슬러 올라다는 연어와 같은, 그러한 아름다운 행위이다
왜 똑같이 운명을 거스르려는 숭고한 일에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밀어 어떤 것은 고상하고 또 어떤 것은 도피라 칭하며 퇴폐적인 색깔을 칠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