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앉아 그녀와 마주 앉았지만, 우리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마치 식당에서 주문을 마치고 하염없이 음식을 기다리는 사람들 같았다.

 

선뜻 말을 꺼낼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간신히 입을 뗐다.

 

 

-왜 헤어지자는 거야?

 

 

그녀는 대답이 없었다.

 

옆자리 손님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네가 자는 사이에 네 핸드폰을 봤어.

 

-그게 왜?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아무 일도 아닌 척 말했다.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귓가가 멍한 느낌이었다.

 

그녀가 봤을 때 내 얼굴은 새빨갰을지도 모른다.

 

 

- ...

 

 

아무 말 없이 그녀는 자신의 핸드폰 화면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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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눈 앞이 캄캄해졌고 이내 정신을 잃고 말았다.

 

오늘 나는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그리고 오늘 나는 사회적인 죽음의 뜻을 이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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