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에 일어난 일이었다.
나는 여름방학을 맞아 부랄친구와 여자친구를 불러 내가 키우는 개를 데리고 함께 여행을 갔다.
길을 헤매어 날이 저물고 어두운 길을 달리는 도중 하필 자동차가 고장나 외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그런데 뒤에서 누군가 저벅저벅 걸어오는 소리에 경계하였지만, 돌아보니 두 남자가 있었다. 근육질의 두 남자는 모두 빨간색 반바지, 각져 있는 모자를 썼고, 그중 후레시를 든 얼굴이 각진 남자가 자신들을 해병대원이라고 소개하였다. 위장크림을 발랐는지 옆에 있던 얼굴이 새까매서 보이지 않던 남자는 과묵하였다. 그들의 호의를 입기로 했다. 그들이 안내한 회색 차량에서는 이상한 냄새가 났다.
.
.
.
.
.
태풍으로 날씨가 나빠져 예정보다 오래 머물러야 했다. 그들의 숙소에서 머무는 동안 군인들은 나의 남자친구와 그의 친구를 불러 데려갔다. 도움이 좀 필요하다면서. 나는 사실 군인이 민간인의 도움을 받을 일이 무엇이 있을지는 전혀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그들은 돌아오는 밤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누워서 잠을 잤다. 무엇을 도와주었는지는 말해주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지금까지 그들만 데려 갔고 단 한번도 나를 부른 적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
.
.
에세이가 아니라 아쎄이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