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을 입고 불야성의 도시를 정처없이 방황하던중
술집거리 앞에서 마루에몽 닮은 여자가 오빠 놀다가 이러면서 꼬시더라
걸음을 멈추지 않았으나 놀아줄것처럼 그녀와 대화를 이어가자 그녀는 나를 따라왔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아봤는데 통하는점이 꽤 많더라
글러먹은점이랑 내가 연상이지만 동년배에 거의 근접했고
자존감이 낮은점이랑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편할대로 해석해버리는점
얘기를 나누다보니 꽤 재밌었는데 기왕 멀리나온거 다른 조용한곳에서 수다나 더 떨까요? 하니
사실 땡땡이치려고 일부러 호객하는 척 하고 나온거라고 하더라
술을 곁들일수있는 조용한 심야의 카페에서 가볍게 한잔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상당히 심적으로 몰려있는 상태였다 집안 환경이 숨막혀서 도망쳐나오고
술집이랑 모텔에서 구르다가 원룸 하나 구한뒤로 늘 제자리걸음
친구라고 해봐야 같이 일하는 글러먹은 언냐들이랑 스윗한 손님들
그런 가엾은 처지에 몰린 그녀를 보고있자니 안쓰러워서 나랑 친구나 할까? 하고 한번 질러보니까
자기는 순결하지 않은 더러운 여자인데 어떻게 사귀냐고 따지더라
처음엔 여자사람친구 비슷한거로 시작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사귀는걸로 됐더라 그리고 위로 안하면 안되는 타이밍
뭐 연인을 사귀다보면 덮어뒀던 지저분한 과거가 드러나서 피보는 결말이 많은데
처음부터 알고 사귀면 딱히 속인것도 아니니까 괜찮지않을까? 하면서 병신같이 위로하니까 감동하고 울면서 껴앉아주더라
전화번호 교환하고 떨어져있을땐 시덥잖은 깔깔유머 한번씩 보내주고
만나면 쌓여있던 응어리 다 들어주고 내 나름대로의 해답 제시해주고
고된 인생길을 옆에서 함께 걸어가주기 위해서는 많이 노력해야겠지 싶었다
그러다 분위기가 무르익고 손잡고 키스를 했는데
그때 딱 눈이 떠지더라 그리고 눈물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