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논술 선생이 자기가 수학 학사, 수학 석사, 수학 박사를 나오고 나서
자기 인생에 실질적으로,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 수학이 있다고 해서 소개를 함.
이야기 형식으로 얘기하면
너는 기업의 면접관임
회사에선 1명의 최고 능력자를 뽑으려고 공채를 준비하고 있음.
그런데 회사의 방침이 이상해서 너는 1명씩만 면접볼 수 있고 면접을 본 즉시 합불을 알려줘야됨.
이게 무슨 소리냐, 5명의 지원자가 있다고 할 때
1번 지원자를 보니 능력이 한 50이야.
능력을 확인한 순간 합불을 결정해야되고 나머지 지원자를 못 봄.
근데 이 50이 대단한건지 아닌지 모르겠어
그래서 일단 상황을 좀 보려고
불합격시켰다고 쳐 보자.
2번 지원자를 보니 능력이 한 20이야.
아~ 이러면 1번 지원자가 아까워지지.
그래도 너가 보기에는 얘도 능력이 너무 낮아.
불합격
3번 지원자를 보니 능력이 한 90이야.
아 이 정도면 마음에 들어서 합격시켰어.
그러면 나머지 지원자의 능력은 보지 못하고 자동 불합격이야.
회사의 방침 때문에 너는 결국 전략을 짜기로 했어.
일단 몇 명을 재끼고 그들 중에서 최고 능력자보다 더 능력이 좋은 애가 있으면 바로 채용하는 식이야.
이를테면
20 50 54 34 29 81 65 55 16 09
의 순서로 능력치를 가진 지원자가 있어
이때 3명을 재끼자고 생각했으면
1. 3명의 능력치만 확인하고
2. 가장 높은 54보다 높은 다음 사람을 채용하기로 했어
3. 그러면 81의 능력치가 채용되겠지.
이 방식을 생각해냈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어
전체 인원이 N명이라고 했을 때 도대체 몇 명을 재껴야 할까?
자세한 증명은 생략하도록 하고 약 N/e 명을 재끼면 됨 (여기서 e는 오일러 상수로 약 2.718임)
이를테면 지원자가 30명이야 그러면 11명(30/e는 약 11)의 능력치만 확인하고 11명 중 최대 능력치의 사람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있으면 바로 고용하면 됨.
머리아프게 이걸 읽었다면
(아니면 넘겼다면)
이게 어떻게 실생활에 도움이 될지 고민해볼 수 있음
1. 결혼을 하는 경우... (;ㅅ;)
사람이 연애를 1년동안 한다고 해보자. 그러면 내가 33 이전에는 결혼을 해야할 거 같아.
내 나이가 20이라고 치면 대충 14년이 남았어 연애를 14명 정도랑 밖에 못 할 거 같아
근데 이 중에서 최고의 사람과 결혼하고 싶잖아? 그렇다면 14/e인 5명은 그냥 연애를 하고
이 5명 중 가장 괜찮았던 사람보다 더 나은 사람이 있다면 바로 결혼하는 거지
(실제 케플러도 11명의 결혼 후보자 중에서 4번째랑 결혼했다는데 결혼생활은 비참했대
비서문제에 따르면 11명인 경우 4명까지는 일단 보고 5번째 이후의 사람 중에 결혼해야 됨.)
2. 자전거를 고르는 경우
따릉이가 대충 30개가 있는데 이 중에서 11개의 따릉이를 살펴보고 11개에서 가장 좋았던 따릉이보다 더 좋은 따릉이가 보이면 바로 그걸 타면 됨
3. 주차를 하는 경우
새로운 곳에 가서 20분 내로 주차를 해야돼 그러면 7분 정도는 슥슥 둘러보다가 기존보다 더 좋은 곳이 그 뒤에 나오면 바로 가서 주차하면 됨
4. 새로운 지역에서 식당을 고를 경우
대충 20군데의 식당이 있다면 7군데는 그냥 가보고 더 나은 식당이 있다면 거기 단골로 가도 됨 (근데 굳이..?)
5. 평균 수명이 80살이라고 했을 때
29살까지의 경험을 기억하고
30살 이후에 그 이전의 경험보다 더 나은 경험을 했다면 그 경험은 인생 최고의 경험일 확률이 높음
그 외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을 때 N/e를 생각해서 전체 N명 중에서 일단 N/e명만 빠르게 보고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지.
(참고로 1/e는 약 36.79%야 그러니까 대충 37%만 살펴보고 결정하면 된다는 거지)
문제의 출처는 Secretary problem이라고 한국어는 비서문제라고도 함.
https://en.wikipedia.org/wiki/Secretary_probl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