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잠이 오질 않아서 양을 세다가 떠오른 생각은 이딴걸 세서 잠이 올까였다
시체가 한 구
시제가 두 구
그런걸 세다가 잠들어서 그런지 참으로 기괴한 꿈을 꾸게 되었다
내용은 고립된 섬에 있는 건물로 수학여행을 갔던 꿈이었다
김전일에나 나올법한 시나리오에 예고살인을 하는 범인
누가 누굴 죽일지 모르는 상황이였다면 패닉에 빠졌겠지만 친절한 예고에 나만 아니면 되~하는 풍조가 널리 퍼져있었는지
통제하는 교사들만 진중했고 학생들은 완전히 통제불능의 축제통이였다
그래도 정신이 틀어박힌 학생들이 자진해서 서로 지켜주겠다며 한시도 떨어져 있지 않았지만
타깃이 된 학생은 눈깜짝 할새 싸늘한 주검이 되어버린다
학생들에겐 친구가 시체가 되었다는 충격보다는 잠시 눈을 땐 사이 죽어버리는 마치 마술을 봤을때와 같은 놀라움이 앞섰다
그 죽음에는 공포나 애도, 그런 무거움은 전혀 없었고 신비로움과 호기심 단지 그뿐이였다
나는 그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아 사람들이 모였을때 이야기를 꺼냈지만 그런 생각이 드는건 나 혼자였는지 수긍하는 이는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타깃과 주검은 점점 늘었고 죽음을 가볍게 여기던 이가 타깃이 되어 예고된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죽는것에 통쾌함을 느꼈고
죽음을 앞둔 그들의 면전에 야유를 날렸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흉기가 용의자의 소지품에서 나왔고 그 유력한 용의자는 바로 나였다
모든 것을 떠올린 나는 단지 구실이 필요해져서 이유를 갖다 붙인것이였고 성난 군중들을 피해 작은 방에서 농성하다
가스레인지로 방화를 시도하고 섬에 딸린 부설 건물과 함께 뜨끈하게 불타죽었다
그래서였는진 모르지만 자고 깨니 땀범벅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