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지나가고
문득 달력을 보면
한주가 지나가고
그렇게 한달이 지나가고
매미 소리가 사라지고
잎에 단풍이 들고
새로운 해를 축하하는
떠들석한 연말이 찾아와
나는 올해도 한것 없이 부질없는 한살을 먹었고
더이상 어려서 틀릴수 있는 나이가 아니게 된거야
취직 했던 고등학교 동창에게
결혼 청첩장이 날아오곤 해
아버지 주름살은 더 깊어가고
어머니 흰머리는 더 희게되고
내 정신만 빼고 모든게 변해가
담담히 받아들이기 힘든
세월의 흐름을 온몸으로 부정하며
도망가 버렸어
길고 길었던 도망길은
의지할 곳 없는 사람이 되어
어느덧 종착역에 다달았는데
약했던 육체는 더 나약해 지고
시야는 흐리멍텅해지고
귀는 점점 멀어가는데
점점 또렸해만 가는건
내 몸을 좀먹던 세월을
더듬는 정신 뿐이야
그렇게나 흐리기만 한 시야를 뒤덮는 연기와 함께
그렇게나 또렸했던 내 정신이 희미해질 때 쯤
어떤 사실 몇몇개를 깨닫는거지
삶을 돌릴수 없는걸
삶에 희망이 없는걸
삶다운..
삶은..
계 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