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선술집의 문을 열었다.
꽤나 좁고 더운 선술집이지만, 나를 반겨주는 건 뜻 밖에도 세 명의 미소녀.
"오! 왔다 왔다! 돌붕쿤, 오늘도 나랑 전장하러 온거야?"
고블린 특유의 조그마한 체구로 나에게 안겨드는 아카잠자락... 그러니까 아카짱(처녀, 적극적, 합법).
"있지 있지, 나 오늘 느낌이 되게 좋거든? 얼방 5개 한 번에 뽑아버릴까나~ 같은 느낌!"
아카짱은 언제나 의욕이 넘치지만... 오히려 그 점이 좀 귀찮달까...
"그게 말이 되냐... 그보다, 지난 번엔 그냥 고를 게 없어서 너 고른 거라고 했잖냐. 이번엔 절대로 다른 거 고를 거라고. 패치워크나 브란 같은 건 어떨까나."
"에이 에이, 말은 그렇게 하지만, 결국 날 뽑아줄 거란 거 알고있다구~ 그렇지~?"
무서운 기세로 압박해오는 아카짱. 아카짱의 압박은 조금 범죄적인 느낌...
"아니, 이번엔 그냥..... 으앗!"
그 때 갑자기 등 뒤에서 엄습해오는 이 묵직함... 설마 이건...
"필멸자... 이번엔 분명 내 순서일 터... 그렇지?"
내 등을 붙잡은 채 촉수로 된 머리카락을 천천히 스멀거리며 무서운 눈빛으로 노려보기 시작하는 요그사론(처녀, 고대신이지만 잠시 인간의 모습을 빌림, 섹스 가능). 랄까, 이미 인간이 감당할 레벨이 아니네, 이거.
"뭐야~, 돌붕쿤은 이미 이 아카짱이랑 하기로 결정이거든~? 문어는 저리 꺼져!"
"큭, 문어...? 네 의견은 어떻지 필멸자? 설마 저 꼬맹이의 손을 들어줄 생각은 아니겠지?"
그만 둬 줘. 고대신이 그렇게 노려보면 진짜로 죽을 거 같으니까 진심으로 그만 둬 줘.
그보다도... 앞에서 압박해오는 아카짱... 뒤에서 맞서는 요그사론... 이건 말그대로 진퇴양난...!
차라리 이대로 가만히 서서 죽어버릴까도 생각했지만 그건 불가능. 침착해라 김돌붕... 이 위기를 모면할 방법을 생각하는 거다...!
그런데 그 때,
"그쯤 해두지? 돌붕쿤이 싫다잖아."
목소리가 들린 곳은 선술집의 테이블 위, 붉은 날개를 편 채 고고한 자세로 앉아있는 고귀한 미소녀.. 네파리안(처녀, 마족 눈, 전장 제일의 미소녀). 아아 천사잖아 정말...
"그리고 돌붕쿤... 정 할 사람이 없으면 나, 나랑 해도 괜찮다만?"
그리고 붉어지는 네파짱의 얼굴.
'이쪽도냐!!!!'
어라...? 두 사람의 반응은?
"라이벌...!"
"삼파전인가...?"
어이, 경계하지 말라고 너희들.
"좋아! 이렇게 된 거! 먼저 돌붕쿤을 차지하는 쪽이 영원히 갖기다!"
"그, 그런거라면 나도 지지않는다!"
"잠.. 너희들! 나도 끼워줘!"
그리고 세사람의 대소동으로 선술집은 완전 수라장.
글렀다, 이건 이미 글렀다. 안녕... 내 평온한 전장 라이프...
"아라아라, 젊다는 건 좋네요... 후훗."
"인간, 인기 많음."
미소를 짓는 밥 누님과 바텐더 로봇 누나까지... 제길, 이런 전장은 내 쪽에서 사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