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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흥, 싫다! 떨어지고 싶다면 네 쪽이 떨어지면 되는 문제잖나!"

 

 

 

내 양팔을 붙잡은 채 필사적으로 몸을 부딪혀오며 자리를 경쟁하는 아카짱과 요그사론.

 

 

 

 

"크읏, 나 정도의 사람이 돌붕쿤의 옆을 놓치다니... 방심했나! 다음엔 반드시!"

 

 

 

 

그리고 그 뒤에서 기회를 노리는 네파짱... 아아, 이제 슬슬 그만둬주지 않으려나... 이 녀석들...

 

 

 

 

지금 나를 사이에 두고 살벌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이 녀석들의 이름은 아카잠자락, 요그사론, 네파리안. 모두들 현재 절찬리에 플레이 중인 하스스톤의 신모드 전장에서 대활약중인 영웅들... 이다만, 이래서야 단순한 바보들이잖아, 이거.

 

 

 

 

"호오호오, 남자 하나에 여자 셋이라... 이건 밤의 일이 기대되네요! 하나의 물건을 두고 다투는 세 여인... 그야말로 절경이잖습니까!"

 

 

 

 

그 모습을 보더니 혼자서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자신의 어깨를 붙잡고 몸을 비비 꼬며 중얼거리고 있는 타락한 조지양(처녀, 여러가지 의미로 타락함). 아니, 멋대로 오해하지 말라고.

 

 

 

 

이 녀석들 역시 귀찮아... 라고 생각할 때쯤, 뒤쪽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톤으로 보건대 계집의 것인가.

 

 

 

 

"음, 여자아이를 셋이나 데리고 다니다니, 과연 악당! 파렴치해요! 변태에요!"

 

 

 

 

그 말을 꺼낸 쪽은 높은 벽 위에 망토를 뒤집어쓴 여자아이.

 

 

 

 

"에에... 그 쪽... 누구?"

 

 

 

 

"후후, 누구냐니, 꽤나 좋은 타이밍에 물어봐주셨잖아요?"

 

 

 

 

여자는 그렇게 말하며 망토를 벗어던졌다. 망토로 둘러쌓여있던 여자아이의 정체는 놀랍게도 브란 브론즈비어드(처녀, 적발, 천연계지만 다소 거유). 아아, 얼마전에도 골라서 1등 했었지.

 

 

 

 

"흠흠, 우린 낙스라마스를 정복하고, 검은바위 산의 절벽도 극복했지만!

새로운 악이 등장한 지금, 새로운 영웅 또한 필요한 법!

위험이 도사리고! 모험이 가득하고! 유물과 보물, 함정이 즐비한 고대 사원도 있을지니!

누가 부름에 응할 것인가! 브란 브론즈비어드! 이 곳에 등장!"

 

 

 

 

그러더니 뭔가의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는 브란. 어이, 무슨 센스냐고, 그 멘트는...

 

 

 

 

"이 잔악무도한 악당! 용서 못 해요! 얌전히 정의의 심판을 받는 거에요!"

 

 

 

 

"아니, 나는 애초에 악당이 아니고... 뭔가 오해가..."

 

 

 

 

"문답무용! 이 자리에서 즉결심판이에요!"

 

 

 

 

브란은 그 말을 무시한 채 나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하아... 거친 방법은 내 취미가 아니다만... 어쩔 수 없나...

 

 

 

 

"엣?"

 

 

 

 

나는 달려드는 브란의 어깨를 있는 힘껏 붙잡았다.

 

 

 

 

"나, 나한테 무슨짓을 하는 건가요, 이 악당! 이제 저항하지 못하는 나한테 이런 일이라던가... 저런 일이라던가... 할 속셈이죠!"

 

 

 

 

오, 오해할 말은 하지말라고! 이 천연거유가!

 

 

 

 

"어이! 정신차리라고 네 놈! 내 얼굴 기억 안 나는거냐!"

 

 

 

 

나는 브란의 얼굴을 똑바로 보며 외쳤다.

 

 

 

 

"엣...? 돌붕쿤? 설마 돌붕쿤?"

 

 

 

 

 

 

 

 

 

 

 

 

 

 

 

 

 

"이야~ 이거 아무래도 오해가 있었나 보네요~ 뭐, 이번만은 저의 실수로 해두도록 할까요~"

​브란은 아카짱이 따라준 따뜻한 차를 마시며 머쓱하다는 듯 뒤통수를 긁적였다. 젠장, 이 녀석 전력으로 어물쩍 넘어가려고 하고있어.

 

 

 

"뭐어~ 다시 소개하도록 하죠. 저로 말할 것 같으면 브란 브론즈비어드! 탐험가 연맹의 수장인거에요! 무엇을 숨기랴, 그 정체는 사실 악을 물리치는 정의의 영웅!"

 

 

 

 

브란은 기묘한 자세를 취하며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아니, 죠X잖아, 이거.

 

 

 

 

"흠, 브란 브론즈비어드라고 하는건가. 기니까 줄여서 브론즈짱이라고 할까."

 

 

 

 

"뭡니까 그 줄이는 방식! 완전히 이상하잖아요!"

 

 

 

 

브론즈짱은 곧바로 태클을 걸어왔다. 음음, 나이스 츳코미다, 브론즈짱.

 

 

 

 

"아니, 이상하고말고 간에 네 성이다만?"

 

 

 

 

"그~러니~까~, 줄이는 방법이 이상하고 말하고 있다구요! 브론즈라니! 어딘가의 티어 이름 밖에 생각 안 난다구요?"

 

 

 

 

"그런가, 그럼 실버짱으로."

 

 

 

 

"좋네."

 

 

 

 

"동감."

 

 

 

 

"이하동문."

 

 

 

 

아카짱과 요그사론, 네파짱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아니 뭐가 달라졌다는 건가요?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구요? 브론즈나 실버나 거기서 거기잖아요!"

 

 

 

 

"헤에, 전국의 브론즈 유저들을 모욕하는건가. 브론즈짱은 너무하네~"

 

 

 

 

"하네~"

 

 

 

 

"하네~"

 

 

 

 

"하네~"

 

 

 

 

"네 녀석들 이럴때만 단합 잘 되는거냐!"

 

 

 

 

"실버짱이 마음에 안든다면 골드짱이나 플레짱으로 어때?"

 

 

 

 

"아니, 브론즈짱으로 됐습니다.

 

 

 

 

브론즈짱은 체념한 목소리로 말했다.

 

 

 

물론 그것도 잠시, 슬그머니 다시 고개를 들고 세 사람을 쳐다보는 브론즈짱.

 

 

 

"그보다, 아카링이랑 요긋치랑 네파코는 돌붕쿤이랑 무슨 사이?"

 

 

 

벌써부터 애칭이라니... 적응 빠르잖아, 어이.

 

 

 

"무, 무무무슨 사이라니! 전혀 아무 사이도 아니다!"

 

 

 

 

"헤에~ 그런가~ 나와 돌붕쿤은 장래를 약속한 사이인데~"

 

 

 

 

"...! 크읏..."

 

 

 

 

빈틈을 파고드는 아카짱. 약삭빨라.

 

 

 

 

"...돌붕쿤은 내 운명의 사람. 단지 그뿐."

 

 

 

 

네파짱은 여전히 쿨뷰티. 조금 안심했다.

 

 

 

 

"애초에 네 녀석은 작은 체구로 돌붕쿤에게 달려들지마라!"

 

 

 

 

"싫은데~ 흥이다! 돌붕쿤이랑 이어지는 건 이 쪽이거든!"

 

 

 

 

"으음... 슬슬 2차전 스타트인가... 그럼 이 쪽 먼저 실례!"

 

 

 

 

"아앗, 네파리안! 선수치다니 비겁해!"

 

 

 

 

그리고 세 사람은 그렇게 외치며 동시에 나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어랏, 이거 조금 위험할지도...

 

 

 

 

 

 

 

 

 

 

쿵!

 

 

 

 

"아야야... 아파라..."

 

 

 

정신을 차린 내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새하얀 도화지와 같은 순백의 하늘. 아름답... 어레? 하늘이 원래 하얬던가?

 

 

 

 

그리고 그 도화지 밖에서 바텐더 로봇 누나, 그러니까 바테로보 누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간, 거기서 뭐해?"

 

 

 

 

그렇다는 건... 서, 설마... 내 눈 앞에 이건... 패, 패, 패, 팬...

 

 

 

"우와아앗!"

 

 

 

 

나는 그대로 벌떡 일어나 곧바로 다시 땅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정말로 죄송했습니다앗!! 하라는 건 뭐든지 할 테니 제발 용서를!"

 

 

 

 

"사과? 어째서? 아, 팬티 때문? 괜찮음. 상관 없음."

 

 

 

 

일말의 표정변화도 없는 바테로보 누나. 아니, 이쪽에서는 아주 큰 상관이 있습니다만.

 

 

 

 

그러더니 누나는 갑자기 메이드복 치마를 걷어올리기 시작했... 랄까, 이건 대체?! 죽기 전 마지막 호사인거냐?!

 

 

 

 

"인간, 이렇게 하면... 흥분?"

 

 

 

 

"으읏, 그런 건 대체 어디서 들은 거에요!"

 

 

 

 

"밥이 가르쳐줌. 남자들, 이런 거 좋아?"

 

 

 

 

치마를 들어올린 채 고개를 갸우뚱하는 바테로보 누나. 이건 실로 발군의 파괴력...! 젠장, 밥 누님, 감사합니다! 나중에 술이라도 한 잔... 어라? 나 뭔가 잊어버린 기분이...?

 

 

 

 

"...."

 

 

 

 

눈에 눈물을 잔뜩 머금고 얼굴이 빨개진 채 나를 노려보고 있는 아카짱.

 

 

 

 

"도, 돌붕쿤은 팬티를 보기 위해서라면 도게자까지 하는거야?"

 

 

 

 

"엇, 아니... 여기에는 아주 중대한 오해가...!"

 

 

 

 

"듣고 싶지 않아! 돌붕쿤은 바보!"

 

 

 

 

아카짱의 매도... 이건 또 새로운 감각... 아니, 이럴 때가 아니잖아!

 

 

 

 

"애초에 팬, 팬티라면 나도 얼마든지... 우와앙~!"

 

 

 

 

아, 아카짱! 아... 가버렸다...

 

 

 

 

맞다! 요그사론이랑 네파짱에게도 해명을 해야...!

 

 

 

 

나는 요그사론과 네파짱 쪽을 쳐다봤다.

 

 

 

 

"코앞에서 태연히 바람을 피다니, 나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건가...? 크읏... 역시 이래서 필멸자는...!"

 

 

 

 

"바람이라니바람이라니내미래의낭군님이바람둥이라면나는어떻게해야...아그렇지만그렇지만원래영웅에겐여자가많은법이고내가정실이기만하다면여자두세명까지는괜찮을지도모를지도...중얼중얼중얼..."

 

 

 

 

아 글렀다. 들을 생각 없네, 이 자식들.

 

 

 

 

"흠흠, 오늘의 메모, 돌붕쿤은 바람둥이! 역시 악당 맞았을지도!"

 

 

 

 

어째, 오늘도 평온한 전장 라이프에서 한 발짝 멀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건 어째서일까...

 

 

 

 

 

 

 

 

 

 

 

 

 

 

 

 

 

 

 

작가의 말: 네에, 그렇습니다! 설마했던 2편입니다! (웃음) 이야~ 뜻밖의 호평이랄지, 예상치 못한 흥행이랄지. 처음에는 2편 같은 거 만들 생각 전혀 없었더랬죠, 저. 완전히 "우오옷! 2편 만들기 돌입이다앗!" 같은 느낌으로 성대하게 저질러버렸습니다. 그런 이유로, 제가 처음 구상한 2편은 예상치 못한 대분량! 하지만 전개는 대혼돈! 실제 연재였다면 다시 써 와! 수준의 레벨였습니다만, 모쪼록 즐겨주셨으면 좋겠네요. 2편을 만든 것은 순전히 여러분의 사랑 덕분입니다. 나, 어딘가의 닌자가 떠오르는 뇌절 쓸 수 있게 된 걸지도.

  • profile
    낙엽 2020.04.01 00:10
    하수인짱들의 판모로씬을 많이 보게된 것은 좋았지만 줄거리가 조금 평이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간바리마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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