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이니까 내가 초딩때였지
그래서 두 사람 다 당연히 따로 사는데
아빠는 엄마에게 아직 마음이 있지만
엄마는 그런거 전혀 없고 아빠를 완전 경멸하는지라
재결합은 절대 무리임
엄마가 아빠를 왜 경멸하냐면
이건 나도 인정하는 점인데
자립심도 없고 자기 일도 타인에게 전부 의존하려 하고
우유부단하고 책임감도 없음
굳이 예를 들자면 60 평생 자기가 저축한 예금통장들이 있는데
통장을 어디다 갖다 뒀는지를 본인도 모르고 삶
당연히 그 안에 얼마나 들었는지도 본인이 모름
나한테 평소에 "니 엄마가 나한테 매달리고 아쉬워해야지.
나는 그래도 통장에 1억은 있단다"라고 허세부렸었는데
최근에 아빠 통장조회 해서 알게 된 건데 1억은 무슨
딱 3천만원 있더라. 전재산이. 62살에.
근데 지방도시의 빈터에 본인 소유의 땅도 하나 있긴 한데
따져봤을때 그건 아빠 본인이 알아서 자발적으로 투자를 하고 관리한게 아니라
아빠 베스트프렌드가 투자 권해서 그냥 얼떨결에 하게 된 건데
젊었을때 모은 돈 거따 돈 다 때려 박은듯.
웃긴게 엄마도 지분이 몇할 있는데, 말하자면 아빠친구가 권해서 엄마가 듣고 수긍해서 ㅇㅋㅇㅋ 하자 해서 아빠가 하겠다고 해서 한 것임.
근데 땅값은 꽤 올랐어도 그마저도 제대로 뭘 알아서 관리하고 있는게 아님
아빠 회사의 '공동투자자'인 아빠 친구가 관리하고 있음
아빠 본인은 그것에 관해서 어떻게 일이 돌아가는지 전혀 모름.
그리고 그 아빠회사의 아빠친구라는 사람은 아빠의 권유로 회사를 인수해서 회사 사장이 된 인물인데, 어떻게 보면 아빠가 끈질기게 권유해서 싸게 회사를 인수한 건데 아빠 본인은 그 과정에서 뭔가 이득을 봤다거나 한게 전혀 없음.
그 아빠친구는 그렇게 회사 사장되고 성공해서 대궐같은 집에서 자식도 4명 낳고 아내랑도 잘 지내는데, 정작 아빠 본인은 마누라한테 차이고 그 회사 사원으로 '회사명의의' 지방 원룸 주공아파트의 싸늘한 거실바닥에서 먹고 지냄.
그렇다고 밥 잘 챙겨먹고 건강하기라도 하면 모르겠는데
평소에 내가 그렇게 술 좀 적당히 마시라고, 건강검진 좀 받아놓으라고
언질한거 다 씹고 맨날 소주 혼자서 2병은 까잡수고
내 앞에서도 그런데 다른 친구라는 아저씨들 만나면 어떻겠노? 안봐도 비디오지.
암튼 그래갖고 결국 11월달에 고혈압으로 뇌에 혈관 터져서 뇌출혈 일어났는데 아들내미인 내가 생각없이 때린 전화 한통으로 인해 수술해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
당연히 그렇게 병원 수술하고 이후 병원료 수납하고 아빠 병간호하고 하는 것도 다 내가 맡게되서 2~3개월동안 병원에 처박혀서 아빠 재활운동 시키고 병수발 함.
그리고 이후 퇴원하고 몸 상태는 현재 많이 괜찮아진 편인데
아무래도 뇌수술 한지라 정신, 인지능력에 손상이 있어서
숫자 같은거 완전 기억 못해서 본인 전화번호도 까먹고
원래도 수동적이었지만 수술, 퇴원 이후로는
완전히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서는 생활을 못하게 됨.
현재 아빠가 먹는 혈압약, 기억력증가약들은 1개월에 한번씩 내가 병원 찾아가서 수납하고 1개월치 받아 오는데
당연히 약을 분류해서 알아서 챙겨 먹는다거나 하는걸 아빠 본인에게 기대하는건 절대 무리인지라, 다이소에서 1주일치 약 전용 보관통 사서 거기다 아침약 저녁약 이런식으로 약을 분류해서 내가 챙겨놓지 않으면 그마저도 까먹고 못챙겨먹음.
재활치료는 1주일에 1번 근처 대학병원에 데려가서 꼬박꼬박 시켜주는데 오늘 운전치료라는걸 처음 시켜봤는데 병원내 시뮬레이션 실사 운전장비에 태워서 도로주행 연습시키는 게임같은 치료임. 그걸 시켜봤더니 글쎄 30키로 주행도 제대로 못하고, 마지막에 악셀레이다 잘못 밟아서 옆차량 들이 받으려다가 당황해서 핸들 한쪽으로 마구잡이로 돌리면서 어어어어어어?!!! 하다가 차 고꾸라짐 ㄹㅇ gta찍음.
그 꼴을 보니 운전 절대로 시키면 안된다는걸 느꼈는데
심각한게 뭔줄 앎?? 아빠가 운전일 하던 사람이었다는 것임ㅋㅋ
지금 정확하게 62세이고 앞으로 얼마나 더 사실지는 모르겠는데
그나마 인생 갈아넣었던 운전일도 못하게 되어버린데다가
통장 잔고는 3천만원에 사람이 완전 바보천치가 되어버림.
매일 그저 하루하루 멍-하다가 아들내미가 챙겨주는 약 먹고 재활운동하고 집에 와서 멍-하고 이거 무한반복임.
그런 시점에 나 4월에 일본으로 출국함. 적어도 2년은 안돌아옴.
이런 아빠를 누가 챙기고 누가 돌볼까?
주변 친척과 가족들은 오로지 다 나한테 떠넘겼는데
그나마 누나가 있는데 누나는 올해 결혼해서 결혼하면 땡인 여자임
또, 정신상태가 유아적인데다가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고
시크릿책마냥 긍정병 걸려서 무조건 잘될거라고 헛소리만 하는터라
전혀 못미덥고 든든하지도 않고 의지가 안된다.
어떻게 해야 됨? 그냥 씹고 4월에 일본 가면 되는 거냐??
차라리 엄마든 짱깨든 동남아든 옆에서 제대로 챙겨주는 여자라도 있거나,
아빠 본인이 스스로가 정신적으로 능동적이면 이런 말 안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