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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책을 고등학생일 때 전부 읽었다.

(그 뒤로 새로운 버전이 나왔다고 하는데 그건 읽지 않았다.)

그때 나의 세상에서 책과 독서는 모두 절대선의 영역에 있었다.

책 속의 내용에 대해서만 비판적인 사고를 유지했다.

독서 시 어떤 책이든 내용의 논리적 흠결이 없다면 이를 무난하게 수용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다른 생각을 한다.

몇몇 고전 작품들을 읽고 보고 들으며 내린 결론이다.

종종 내 고전 해석과 남의 고전 해석이 다른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 해석의 차이는 시비를 가릴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어느 정도의 논리적인 해석이라면, 해석의 차이는 각자 경험의 차이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작가의 '공식' 해설조차도 세간에는 논평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작가의 손을 떠난 고전은 그 자체로 자유로운 영혼을 얻는다.

그리고 그 영혼을 바라보는 망막 개수의 반절만큼 영혼의 색이 생긴다.

 

다시 말해, 고전 해석의 정론은 없다!

고전을 즐긴다는 것은 고전을 나만의 경험으로 해석하는 과정의 즐거움이다.

이를 타인과 나누는 것이 고전을 나누는 것의 의미인 것이다.

 

여기까지 읽었으면 이 글의 제목이 이해가 될 거다.

단순히 저 책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정제된 해설을 '암기'하며 이를 지식인의 필요조건인 양 떠드는 이 사회의 작태가 마음에 안 드는 것이다.

 

추신. 이는 한국사회에 대한 비판이자 예전의 나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

 

 

개인적인 이유로 매일 글을 쓰려한다.

일기를 쓰려 했지만 일기는 인터넷에 올릴 수 없으니까 내 생각을 써야겠다.

이런 글 쓰는 게 주제에 안 맞는다고 생각하면 조용히 블로그에 쓸 수도 있고...

전공은 제외하고 (내 전공은 정제된 글로 쓰기 너무 힘들다...)

어떤 주제든 내가 생각하는 뇌피셜 써볼 생각...

  • profile
    ねやす 2021.11.26 13:48
    나의 투쟁 읽는 기분이었다 개추
  • profile
    진짜 2021.11.26 13:48
    히틀러랑 괴벨스 평전은 읽어봤는데
    나의 투쟁은 읽어본 일이 없네...
    나중에 읽어봐야지
  • profile
    ねやす 2021.11.26 14:02
    심지어 작가의 '공식' 해설조차도 세간에는 논평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작가의 손을 떠난 고전은 그 자체로 자유로운 영혼을 얻는다.

    그리고 그 영혼을 바라보는 망막 개수의 반절만큼 영혼의 색이 생긴다.


    이 부분 지렸다
  • profile
    ねやす 2021.11.26 14:03
    정제된 해설을 '암기'하며 이를 지식인의 필요조건인 양 떠드는 이 사회의 작태가 마음에 안 드는 것이다.

    이건 진짜 신들린 문장이 아닐까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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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비키 2021.11.26 14:06
    ㄳ...
  • profile
    카스밍 2021.11.26 14:14
    팟캐말하는건줄 알았는데 책 이야기구나
  • profile
    mosquitone. 2021.11.26 14:30
    텍스트 이론..
  • profile
    히비키 2021.11.26 14:34
    그게 뭐야? 찾아보니까 책 한 권 나오네
  • profile
    mosquitone. 2021.11.26 14:41
    작품을 연구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작품의 시대배경, 작가주의, 작가연구, 문장이나 단어에 집중하는 언어학적 방법 등등 그 중에서 네흥이가 말하는 내용은 텍스트 이론에 가장 부합하는 듯.

    요점은, 우리가 읽는 작품은 모든 부분이 작가의 의도에 의해 쓰이지 않았다는 것.

    작가의 손을 떠나 읽는 독자로 하여금 직물을 엮듯이 촘촘하게 상호작용하는 것.

    쉽게 말하자면 우리가 작품을 읽으며 드는 감상을 작가가 전부 의도하지 않았을 테니, 작가의 손을 떠난 후에는 독자와의 상호작용이라는 것. 그것을 직물이 가로와 세로로 엮이는 것에 비유해서 텍스트라고 명명한 것.
  • profile
    히비키 2021.11.26 14:42
    오... 그래서 텍스트라고 하는구나...
    첨 알았다
  • profile
    김겨울 2021.11.2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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