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책을 고등학생일 때 전부 읽었다.
(그 뒤로 새로운 버전이 나왔다고 하는데 그건 읽지 않았다.)
그때 나의 세상에서 책과 독서는 모두 절대선의 영역에 있었다.
책 속의 내용에 대해서만 비판적인 사고를 유지했다.
독서 시 어떤 책이든 내용의 논리적 흠결이 없다면 이를 무난하게 수용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다른 생각을 한다.
몇몇 고전 작품들을 읽고 보고 들으며 내린 결론이다.
종종 내 고전 해석과 남의 고전 해석이 다른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 해석의 차이는 시비를 가릴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어느 정도의 논리적인 해석이라면, 해석의 차이는 각자 경험의 차이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작가의 '공식' 해설조차도 세간에는 논평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작가의 손을 떠난 고전은 그 자체로 자유로운 영혼을 얻는다.
그리고 그 영혼을 바라보는 망막 개수의 반절만큼 영혼의 색이 생긴다.
다시 말해, 고전 해석의 정론은 없다!
고전을 즐긴다는 것은 고전을 나만의 경험으로 해석하는 과정의 즐거움이다.
이를 타인과 나누는 것이 고전을 나누는 것의 의미인 것이다.
여기까지 읽었으면 이 글의 제목이 이해가 될 거다.
단순히 저 책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정제된 해설을 '암기'하며 이를 지식인의 필요조건인 양 떠드는 이 사회의 작태가 마음에 안 드는 것이다.
추신. 이는 한국사회에 대한 비판이자 예전의 나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
개인적인 이유로 매일 글을 쓰려한다.
일기를 쓰려 했지만 일기는 인터넷에 올릴 수 없으니까 내 생각을 써야겠다.
이런 글 쓰는 게 주제에 안 맞는다고 생각하면 조용히 블로그에 쓸 수도 있고...
전공은 제외하고 (내 전공은 정제된 글로 쓰기 너무 힘들다...)
어떤 주제든 내가 생각하는 뇌피셜 써볼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