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 때 조금 마음만 맞거나 하면 약간 의미 없이 서로 사귀었다 헤어졌다 쉽게 하잖음?
근데 나도 그랬던 적이 있었는데 나도 어렸을때 집안이 존망해가지고
약간 일찍 철들어서 조금 성숙했고, 사귀던 여자애도 약간 초딩답지않게 점잔은 애 였음.
그래서 서로 초딩답지 않게 진지하게 사귀는데 주변에선 진짜 쌉 초딩새끼들이
꼭 '네붕이는 누구랑 사귄다'고 항상 놀리면서 지나가는 그런 구도였는데
어느날은 사귀던 여자아이 친구들이 좀 귀찮고 짜증날 정도로 사귄다고 놀려대서
가까이서 자꾸 깝죽거리는 년 로우킥을 후드려까고 그만 좀 하라고 막 머라 했었는데
다음날 사귀던 애가 와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자기 친구를 때리는건 좀 아닌거같다고
진지하게 이야기 하다 헤어지게 됐는데 이게 워낙 둘이 진지하게 만나니까 선생님들끼리도 알고
전교적으로 유명했었음, 초딩새끼들이 이상할 정도로 진지하게 교제한다고.
헤어지니 또 소문이 퍼지는데 이게 문제는 얘랑 초,중,고 를 다 같은학교를 나와서 학교 다니는 내내
그 이야길 달고 살다가 고졸을 하고 사회로 나오니 그런 이야길 안듣고 살게 됬었음.
원래 군인이 하고싶었는데 군대에서 사람에 대한 정내미가 다 떨어지고
군대라면 치가 떨리는 인간이 되어서 다 던지고 걍 전역하고 나왔는데
군인 하나 보고 살아온 놈이 배운게 머가 있겠누....
그래서 닥치는데로 돈 잘주는 3D 업종도 해보고 2교대,3교대 다 해보고
살다가 이도 저도 아닌 일 하기 싫어서 기술배우겠다고 자동차쪽 뛰어들었는데
어느날은 꾀죄죄한 작업복 입고 손놈 차 딜리버리로 가져다주고 차가 없어서
버스타고 들어가려고 돌아가는데 마침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주변으로 차를 주러갔다가
초등학교 주변에서 버스를 탔어야 했는데 그 버스 정류장이 초딩 때 사귀던 그 아이 집이
버스정류장 앞쪽이였었어서 자연스럽게 '그런 일도 있었지~, 걔는 잘 지내나~'
이런 생각하면서 걸어가고 있었는데 저 앞에서 진짜 누가 봐도 인싸처럼 잘 입고 몸도 좋고
이쁜 느낌의 여자애가 걸어오길래 자연스럽게 눈이 갔는데 가까워 질수록 뭔가 너무 익숙해서
얼굴을 봤는데 그 초등학생때 그 아이 인거임.
근데 걔도 자꾸 쳐다보니까 쳐다보는데 걔도 낯이 익으니까 나인걸 알아채고 쳐다봤는데
진짜 딱 내 옷차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뭔가 좀 눈인사스럽게 쳐다보기만하고 그냥 자기 갈길 가는데
그 순간 내 자신이 먼가 너무 초라하고 자괴감들고 벼래별 생각이 다 들더라.
그렇게 그 눈빛을 한달을 곱씹고 이게 아닌거같아서 다 때려치고 다른 일 하다 지금 이렇게 왔는데
지금도 뭔가 현타와서 넘모 힘든데 밑에 기억하기 싫은 글 어쩌구 쓴거 보니까
나도 갑자기 그 때가 생각나서 뻘글 쌈.